챗봇의 시대는 끝났다 — Samsung AI Forum 2026이 말한 '에이전틱 전환'

The Agentic Shift: From Intelligence to Impact 2026년 9월 30일 · 삼성전자 서초사옥 · Keynote + Track 1(AI Technology) / Track 2(AX Innovation)
2026년 9월 3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Samsung AI Forum 2026이 열렸다. 올해의 주제는 "The Agentic Shift: From Intelligence to Impact" — 모델이 얼마나 똑똑한가에서, 그 지능이 실제로 어떤 성과를 만들어내는가로 논의의 축이 완전히 옮겨갔다는 선언이다.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의 개회사로 문을 연 이날 행사는 오전 공통 키노트 4개와 패널 토론, 오후 두 개 트랙(AI Technology / AX Innovation) 6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OpenAI·AWS·Anthropic·Dell·University of Washington 등 외부 연사와 삼성리서치·MX사업부·RX사업추진실·AX/PI센터 등 내부 조직이 고르게 무대에 올랐다. 올해 행사를 관통한 메시지는 하나로 수렴한다. "에이전트는 이제 데모가 아니라 운영 과제다."
1. 챗봇에서 에이전틱 워크플로우로 — Richard Ho (VP, Head of Hardware, OpenAI)

오프닝 키노트를 맡은 OpenAI의 Richard Ho는 가장 먼저 확산의 양상이 바뀌었다는 데이터를 꺼냈다. 2026년 2월 이후 엔터프라이즈 Codex의 주간 활성 사용자 증가율을 직군별로 보면, 엔지니어링이 5배인 반면 마케팅 26배, 리크루팅 41배, 영업 41배, 법무는 108배였다. 각 직군의 자체 출발점을 기준으로 측정한 수치로, 코딩 도구로 출발한 에이전틱 워크플로우가 전문 업무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그는 낙관만 전하지 않았다. "생산성은 여전히 직접 측정해야 한다"는 슬라이드에서, 숙련 개발자 16명·246개 과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통제 시험을 인용했다. AI 사용을 허용한 그룹의 과업 완료 시간은 지수 100 대비 119 — 오히려 19% 더 길었다. 체감 생산성과 실측 생산성이 어긋날 수 있다는 경고다.
하드웨어 책임자답게 마지막은 전력 효율로 마무리했다. 가속기 패키지 전력 1kW당 최대 혼합 토큰 처리량 비교에서 GPT-OSS 120B가 85,648을 기록해 비교 시스템(44,960) 대비 뚜렷한 우위를 보였고, DeepSeek R1·Kimi K2.5 등과의 비교치도 함께 제시됐다. 지능의 단가는 결국 와트당 토큰으로 수렴한다는 관점이다.
2. 개인의 생산성을 넘어 전사적 임팩트로 — David Green (AI Technology Leader of APJ, AWS)

AWS의 David Green은 "파일럿은 쉽고 확장은 어렵다"는 전형적 난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그는 지식(Knowledge) 영역에서 25만 건 이상의 시그널, 57개국, 39개 산업을 다루면서도 질의 지연을 약 200ms 수준으로 유지하는 아키텍처를 사례로 들며, 검색·번역·임베딩·상호작용을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레거시 현대화 사례도 인상적이었다. 150만 라인 규모의 레거시 .NET 코드베이스에서 코어 전환을 10시간에, 수 주가 걸리던 테스트를 수 일로 단축한 NOL Universe 사례다. 그의 세 번째 테이크어웨이가 이날 행사 전체의 요약에 가깝다.
가장 큰 성과는 근본적인 재사고·재구축에서 나온다 (Biggest outcomes come from fundamental rethinking/retooling).
기존 프로세스에 AI를 얹는 것이 아니라, 프로세스 자체를 다시 설계할 때 비로소 전사적 임팩트가 나온다는 것이다.
3. 언어 추론 너머의 시각 추론 — Ranjay Krishna (교수, University of Washington)

워싱턴대의 Ranjay Krishna 교수는 "시각 추론은 언어 추론보다 커질 것"이라는 도발적인 제목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핵심 아이디어는 단순하다. 사람이 기하 문제를 풀 때 보조선을 긋듯, 모델에게도 스케치패드를 주자는 것이다.
실제 시연에서 GPT-4o는 기하 증명 문제에 바로 답하려다 틀렸지만, 플로팅 라이브러리로 "AC에 평행한 보조선 DE를 그어라"는 중간 단계를 생성하게 하자 정답에 도달했다. 가림(occlusion) 상황에서 다수 객체를 추적하는 Molmo2 데모, 깊이 맵을 먼저 생성한 뒤 그 맵 위에서 퍼셉션 토큰으로 최종 답을 내는 방식도 함께 소개됐다. 소형 모델로도 고성능 로보틱스 AI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다.
4. 차세대 에이전틱 AI 아키텍처 — 김윤형 (상무, 삼성리서치)

삼성리서치 김윤형 상무는 트랜스포머의 어텐션 구조에서 출발해 "곧 한계가 온다"는 지점을 짚었다. 그가 제시한 두 번째 방향은 컨텍스트를 훨씬 적은 수의 토큰으로 압축하거나, 아예 모델 파라미터에 내재화하는 아키텍처다. 작은 KV 캐시로 긴 맥락을 흡수해 더 많은 데이터 위에서 지속 학습(continual learning)을 가능하게 하자는 구상이다.
이어 그는 온디바이스 배포의 근거 네 가지 — 비용(Cost), 지연(Latency), 프라이버시(Privacy), 상시 동작(Always on) — 를 제시했다. 애플리케이션이 응답 생성을 위해 항상 인터넷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요지였다.
5. 패널 —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는 어디서 만나는가
오전 마지막 순서는 삼성리서치 Juan Carlos Niebles VP가 모더레이터를 맡은 패널 토론이었다. 그동안 따로 발전해온 언어 중심 연구 커뮤니티와 로보틱스 커뮤니티가 하나로 합쳐지고 있다는 진단, 그리고 대규모 LLM과 에이전틱 LLM 루프가 물리적 행동 모델과 연결되어 로봇을 제어하는 데모가 이미 실행되고 있다는 관찰이 오갔다. 가장 흥미로운 문제들은 그 교차점에서 나온다는 것이 패널의 공통된 전망이었다.
Track 1. AI Technology (DX 부문)
6. Efficient AI — 인간 수준의 지능 효율을 향하여 · 황인철 (부사장, MX사업부)

황인철 부사장은 주요 평가 영역에서 이미 인간 기준선을 넘어선 LMM의 성능 곡선을 보여준 뒤, 질문을 뒤집었다. "그렇다면 뇌는 왜 이토록 적은 자원으로 같은 일을 해내는가?" 그가 정리한 뇌의 효율적 정보 처리 원리 5가지는 이렇다.
필요한 기억만 찾아 쓰기 — 카페에서 친구 얼굴을 보면 이름이 바로 떠오른다. 모든 기억을 찾지 않는다.
새로운 정보에 집중 — 매일 출근길, 익숙한 간판보다 새로 생긴 가게가 눈에 띈다.
필요 부분만 동작 — 이 문장을 읽는 지금도 뇌 뉴런의 1% 안팎만 활발히 일한다.
문제에 맞게 사고량 조절 — 2+2는 즉답, 17×24는 멈칫한다.
사용하면서 계속 배우기 — 새 동료의 이름을 외워도 옛 친구를 잊지 않는다.
각 원리는 그대로 엔지니어링 과제로 번역된다 — RAG와 리랭킹, KV 캐시 압축, 프롬프트 캐싱, 그리고 동적 라우팅. 결론은 Hybrid AI Architecture였다. 온디바이스 모델과 클라우드 모델을 플러그인·프록시 구조로 묶어, 최고의 모델을 상황에 따라 동적으로 호출할 수 있는 API 구조다.
7. 삼성 On-Device AI Platform · 이윤수 (부사장, MX사업부)

이윤수 부사장은 온디바이스 AI 플랫폼의 3대 축 — PDE(Personal Data Engine), AI Models, Agent — 를 차례로 풀었다. PDE는 사용자의 전 경험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통합하고 의미 있는 정보를 추출하는 데이터 레이어이고, 그 위에 온디바이스 모델이 맥락을 이해하며, 최상단의 에이전트 플랫폼이 이를 실제 경험으로 연결한다. 그가 마지막 장에 남긴 문장이 이 세션의 요약이다.
나를 아는 폰에서, 나를 위해 행동하는 폰으로.
8. Physical AI — 월드 모델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삼성리서치 Timothy Hospedales VP는 월드 모델의 약속과 함정을 동시에 다뤘다. 쥐조차 "월드 모델"을 갖고 미래 경로를 상상한다는 신경과학 연구에서 출발해, 현재 월드 모델이 과소 연구된 다섯 영역(정확도·효율·행동 데이터·귀납 편향·장기 지평)을 지적했다. 특히 10Hz로 동작하는 로봇이 15분 앞을 계획하려면 재귀 깊이가 1만에 달해 부정확할 뿐 아니라 너무 느리다는 계산이 인상적이었다. 해법으로는 평면적 계획에서 계층적 계획(Hierarchical Planning)으로의 전환을 제시했다.
RX사업추진실 Kris Hauser 랩장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의 현위치를 냉정하게 그렸다. 3계층 RFM 행동 스택을 설명한 뒤 내놓은 진단은 이랬다.
범용 로봇 AI는 긴 여정이 될 것이다. 2026년은 자율주행의 2016년과 같다 — 가능성은 보였지만 확장하기엔 아직 이르다.
데이터·평가·시뮬레이션·플릿 운영·공급망·인재까지 함께 준비해야 하며, 삼성의 북극성은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로봇 AI(Customer-facing robot AI)"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9. Continual Learning — 스스로 성장하고, 잊지 않는 AI

삼성리서치 이강욱 상무는 Self-evolving AI를 다뤘다. 수억 대의 기기와 수백만 개의 앱이 연결된 삼성 생태계에서, 사람마다 기기와 앱을 쓰는 방식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 출발점이다. 그가 제시한 학습 신호는 놀랍도록 일상적이다 — 삭제·취소·되돌리기는 곧 불만족의 신호이고, 사용자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그 행동에서 의도를 읽어낼 수 있다. 학습이 쌓일수록 개별 AI 기능이 아니라 기기 전반의 동작이 함께 개선된다는 것이 Self-evolving의 핵심 주장이었다.
삼성리서치 Juan Carlos Niebles VP는 그 반대편의 문제 — 망각 — 을 다뤘다. 외부 메모리를 관리하는 메모리 에이전트 TrustMem으로 기억 편집 과정을 검증 가능하게 만들고, Null-Basis LoRA로 새 과업을 기존 가중치의 영공간(null space)에서 학습시켜 기존 지식을 훼손하지 않는 지속 학습을 구현하는 기법을 소개했다.
Track 2. AX Innovation (DS 부문)
10. 외부 AX를 통한 Business Value 창출 · Ajaz Munsiff (CDO APJ, Dell Technologies)

Dell의 Ajaz Munsiff는 자사를 Customer Zero로 삼은 변혁 여정을 공유했다. 단순화(Simplify)·표준화(Standardize)·자동화(Automate)의 세 레버로 기술 부채를 제거하고, 표준과 투명성 위에서 IT를 운영하며, 그 위에 AI-Ready Foundation을 올리는 순서다. 데이터 측면에서는 Dell AI Data Platform으로 "데이터 혼돈에서 AI 성과로(From data chaos to AI outcomes)" 가는 경로를 제시했다.
실무자에게 가장 유용했던 장은 유스케이스 우선순위화였다. 비즈니스 가치(더 많이·더 좋게·더 빠르게·더 싸게)와 실현 가능성(데이터·AI 모델·프로세스·인력·플랫폼)의 2축 매트릭스로 후보를 배치해 투자 순서를 정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결론.
단일 에이전트가 아니라, 엔드투엔드 에이전틱 워크플로우를 설계하라. 그리고 Human-in-the-Loop를 명시적으로 설계하라.
11. Claude를 안전하게 업무에 적용하기 · 최상근 (Tech Lead, Anthropic)

Anthropic의 최상근 Tech Lead는 먼저 현재 에이전트가 실제로 만들어내는 값을 수치로 제시했다. 16개 에이전트가 협업해 작성한 10만 라인 규모의 C 컴파일러(Linux 6.9 빌드 가능), Claude 위에 구축된 스탠퍼드의 Biomni 에이전트가 수 개월 걸리던 게놈 전장 분석을 20분에 수행한 사례, 그리고 Claude Code 도입 후 Anthropic 내부 엔지니어 1인당 일일 머지 PR 수 +67%가 그것이다.
이어 그는 엔지니어링·R&D 환경에서 에이전트를 안전하게 쓰기 위한 3중 방어 구조를 설명했다. 핵심은 사람이 모든 행동을 일일이 승인하는 구조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환경(Environment) — OS 수준으로 강제되는 격리 워크스페이스(샌드박스), 기본 거부 정책과 승인된 사이트로만 나가는 아웃바운드 게이트. 이 설계만으로 내부 사용 기준 승인 프롬프트가 약 84% 감소했다.
모델(Model) — 위험 행동을 걸러내는 스크리닝 모델. 내부 평가에서 의도적으로 심어둔 위험 행동 52건 중 83%를 포착하면서도, 일반적인 행동은 0.4%만 차단해 생산성 저하를 최소화했다.
규칙(Rules) — 안전한 행동은 통과시키고, 반복 차단 패턴은 사람에게 에스컬레이션하는 사전 규칙 계층.
12. Toward AI-Native DS · 한재준 (마스터, AX/PI센터)

마지막 세션에서 삼성전자 AX/PI센터 한재준 마스터는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복잡성을 세 가지로 정의했다 — 도메인 복잡성(소재·소자·공정·설비·검사·물성이 비선형으로 얽힘), 데이터 이질성(이미지·시계열·텍스트·로그가 서로 다른 형태로 공존), 분산된 맥락(MES·PLM·EDA·ERP에 지식이 흩어짐).
그가 짚은 병목은 "약한 고리가 전체 생산성을 제한한다"였다. 한쪽에서는 아이디어를 만드는 비용이 계속 오르고 있다 — 미국의 연구 생산성은 1930년대 대비 1/41 수준이고, 무어의 법칙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연구자 수는 1970년대 대비 18배 이상이다(Bloom et al., AER 2020).
다른 한쪽에는 더 뼈아픈 산수가 있다. 일부 Task가 빨라져도 전체는 그대로라는 것이다. 전체 업무의 20%에만 AI를 적용해 그 구간을 4배 가속해도, 전체 소요 시간은 80% + 20%÷4 = 85% — 단축 효과는 15%에 그친다. 검토·승인·시스템 입력 같은 비자동화 구간이 그대로 남아 리드타임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결론은 아이디어 창출 비용 절감과 실행의 단절 해소를 동시에 해야 한다는 것.
해법으로 제시된 것이 DS AI Frontier Ecosystem이다. R&D·공정·불량 등 영역별 Agentic AI를 만들고, MCP 기반 표준 커넥터로 1회 연결·N회 재사용 구조를 만들며, ABSORB → CONNECT → PRODUCE → SHARE의 순환으로 그동안 연결되지 않았던 시스템과 데이터베이스 지식을 하나로 엮는다는 구상이다.
우리에게 남는 것
이날 포럼은 서로 다른 12개의 발표였지만, 실무 관점에서는 네 개의 문장으로 요약된다.
1. 에이전트의 확산은 엔지니어링을 넘어섰다. 법무 108배라는 숫자는 "개발 도구"라는 프레임이 이미 깨졌다는 신호다. 우리 조직에서 아직 AI가 닿지 않은 직군이 어디인지 다시 볼 때다.
2. 체감이 아니라 측정이다. AI를 쓰면 빨라진 것 같지만 실측하면 19% 느려지기도 한다. 도입 효과는 반드시 도입 전/후를 직접 측정해야 한다.
3. 도구를 얹지 말고 프로세스를 다시 설계하라. AWS도, Dell도, 삼성 DS도 같은 말을 했다. 가장 큰 성과는 단일 에이전트가 아니라 엔드투엔드 워크플로우 재설계에서 나온다. 한재준 마스터의 산수를 기억할 만하다 — 업무의 20%를 4배 빠르게 만들어도 전체는 15%밖에 줄지 않는다. 가장 느린 구간을 찾지 않으면 어떤 투자도 희석된다.
4. 안전 설계는 속도의 조건이다. Anthropic의 사례처럼, 격리 환경과 스크리닝 모델을 제대로 깔아야 비로소 사람이 일일이 승인하지 않고도 에이전트를 돌릴 수 있다. 안전은 브레이크가 아니라 액셀의 전제다.
Samsung AI Forum 2026은 2026년 9월 3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렸으며, 전 세션은 Samsung Developer 공식 YouTube 채널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본 기사의 이미지는 공식 생중계 영상의 화면 캡쳐입니다.
Track 1. AI Technology: https://www.youtube.com/watch?v=Velq-bBfX-o
Track 2. AX Innovation: https://www.youtube.com/watch?v=6qISsYkakK4
공식 홈페이지: https://saif2026.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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